조합원사랑방
오지마세요
나준식(knajs) | 2013-05-22 | 11501 HIT

의사가 해서는 안될말...

오지마세요.

진료거부냐 아니냐가 문제가 아니라

어떤 이유로든 도움이 필요해서 온 사람의 입장이 되어보면,

속으로 수십번 되뇌이더라도

결코 입 밖으로 나와서는 안될말.

내가 20년 의사생활하면서 이 말을 꺼낸 적이 있던가? 

기억에 없다는 건

한 적이 없거나

정말 철없던 시절에나, 내뱉고도 못알아차렸다는 것이다.

그런데 어제는

약이 안듣는다고 되뇌이는 속이 뻔한 할머니에게 괜히 심통이 나서

이 약 시키는대로 드시고도 안들으면 오지마세요.

해버렸다.

다행히 귀가 잘 안들리는 분이니 못 알아들으신 눈치지만,

이미 나는 뱉어냈으니 주워담지 못하고,

퇴근길에 메아리가 되어 맘 속에 울린다.

내 앞에 오신 부처요, 그리스도요, 천사를 못알아보고

제가 잘나서 제 힘으로 사는 줄 아는 이 무지를

용서하세요.

더 배우겠습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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